『어른의 독서』 출간을 기다리며
"내 원체 이리 무용한 것들을 좋아하오. 달, 별, 꽃, 웃음, 농담 그런 것들."
인생이 비루하나 꽃과 책이 있어 최악은 면했다고 말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공돈 1만 원이 생기면 꽃을 살까 책을 살까 고민하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낭만의 시대였습니다.
지금은 10만 원 정도의 가치가 있을 그 돈으로 주식 한 주를, ETF 하나를 사는 게 낫지 않느냐고 묻는 싸구려의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물질이 이미 많은 것을 지배하는데, 이제는 우리의 생각과 행동까지 지배합니다.
그런 시대임을 알고도 책에 대한 책을 썼습니다. 읽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읽혀야 한다는 마음으로, 읽기를 바라는 절규의 마음으로 썼습니다.
이라고 보르헤스는 말했습니다. 『어른의 독서』 안에는 스무 권의 책이 있습니다. 애독가라면 이미 읽었거나, 몇 번을 읽었거나, 언젠가 읽기를 각오한 책들일 것입니다. 독서의 광들이 『어른의 독서』를 읽으며 그때의 순간과 지금의 순간을 포개어, 그대로 남은 것과 사라져버린 것과 아직 찾지 못한 것을 떠올려 보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시간을 두고 같은 책을 다시 읽어 보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책 읽기에 반감이나 두려움이 있는 사람에게는 『어른의 독서』가 고전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는 나지막한 문턱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책 속의 책들과 조금 친해지기를, 그렇게 당신의 읽기가 다시 시작되기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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