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익성 박사
조직개발 및 리더십 전문가
저서 《커리지》 《조직개발의 실제》 외 6권
임원 승진 발표 다음 날
임원 승진 발표가 난 다음 날, 의외로 많은 분들이 이런 말을 합니다.
"축하를 받고 있는데… 솔직히 모르겠어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팀장 시절에는 잘했습니다. 실적도, 사람도, 프로젝트도. 그게 쌓여 임원이 됐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잘했던 방식'이 임원이 된 순간부터 오히려 발목을 잡기 시작합니다.
이것을 역량의 덫(Competency Trap)이라고 부릅니다.
임원의 고립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임원들이 빠지는 가장 흔한 함정은 '학습을 멈추는 것'입니다. 정확히는, 멈춘 줄 모르는 것이죠.
임원의 자리는 피드백이 줄어드는 자리입니다. 올라갈수록 "잘못됐습니다"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사라집니다. 대신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이 강해집니다.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상태.
이 고립은 갑자기 오지 않습니다. 아주 천천히, 눈치채기 어렵게 옵니다.
언러닝(Unlearning) — 버려야 채워진다
임원에게 필요한 역량은 더 많은 지식이 아닙니다. 낡은 지식을 버리는 능력입니다.
실무자 시절의 성공 방정식 — 빠른 실행, 디테일 장악, 직접 해결. 이것들은 임원이 된 이후에는 오히려 조직의 성장을 막는 행동이 됩니다. 구성원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할 공간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진짜 임원의 일은 이 세 가지입니다:
방향 설정
우리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전략 수립
어떻게 이길 것인가
규율 유지
우리가 지켜야 할 기준은 무엇인가
금요일 밤의 6가지 질문
효과적인 임원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습관 중 하나는 정기적인 자기 점검입니다.
- 나는 이번 주 '방향'을 충분히 이야기했는가?
- 나는 구성원이 스스로 결정할 공간을 줬는가?
- 내가 직접 해결해버린 문제가 있었는가?
- 불편한 피드백을 받은 적이 있는가? 귀를 기울였는가?
- 조직 내에서 내가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 한 주 후, 우리 팀은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가?
이 질문들을 꾸준히 물어본 임원과 그렇지 않은 임원의 차이는, 1년 후 조직에서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임원 리더십은 '교육'이 아니라 '재정의'다
임원 리더십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스킬을 가르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까지의 자신을 다시 정의하는 것입니다. 나는 어떤 리더인가. 나는 왜 이 자리에 있는가. 이 질문에 진지하게 마주한 임원과 그렇지 않은 임원은, 결국 전혀 다른 조직 문화를 만들어냅니다.
임원으로서의 '격(格)'은 타이틀에서 오지 않습니다. 매일의 선택, 언어, 태도에서 만들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