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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과 꿈은 늘 한 몸입니다 — 『어른의 독서』를 세상에 내보내며

숨기지 않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이 책을 정말 잘 팔고 싶습니다. 책을 파는 사람이라고 해서 진심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제 모든 진심을 이 책에 쏟아부었기에, 저는 부끄러움 없이 당당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최익성·
밥과 꿈은 늘 한 몸입니다 — 『어른의 독서』를 세상에 내보내며 | 최익성
Essay · 2026.09

밥과 꿈은 늘 한 몸입니다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이 글은 철저히 제 책을 팔기 위해 씁니다. 제가 쓴 책을 제 손으로 직접 팔아보려고 합니다. 어떻게든 사람들에게 읽혔으면 좋겠다는 간절함, 그 처절한 마음으로 자판 앞에 앉았습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6천 명 남짓이던 유튜브 채널이 순식간에 만 명을 넘기더니, 오늘 기준으로 1만 3천 명에게 닿았습니다. 여전히 작은 새싹 채널이지만, 누군가 제게 그러더군요. 운동장에 백 명 모으는 것도 기적이고, 열 명만 줄 세워도 대단한 일이라고요.

사람이 모이니 댓글도 쏟아졌습니다. 격려와 감사도 있었지만 날 선 반응도 적지 않았습니다. 흔한 욕설부터, "책 따위 알 게 뭐냐", "결국 장사꾼 속내가 빤히 보인다"는 댓글까지, 저는 하나도 지우지 않고 다 답글을 달았습니다. 장사꾼이라는 그 댓글에는 김애란 작가의 문장을 빌려 이렇게 적었습니다.

"밥 때문에 비루해질 때 꿈은 내 체면을 세워주고, 꿈 때문에 허약해질 때 밥은 내가 세상과 더 적극적으로 만날 용기를 줬다." — 김애란

살기 위해 채널을 만들었고, 이왕 살 거라면 제가 좋아하는 책으로 남들에게 진짜 도움이 되고 싶었습니다. 『어른의 독서』는 그 치열한 고민 끝에 고전 스무 권을 뽑아 징검다리로 놓아둔 책입니다. 책이 팔리길 바라는 마음과, 사람들이 다시 책을 펼치길 바라는 마음은 저에게 분리되지 않습니다.

"밥과 꿈은 늘 한 몸입니다."

우리는 흔히 진심이 있으면 팔지 않는다고 여기고, 파는 사람에겐 진심이 없다고 단정 짓습니다. 저는 이 말이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농부는 쌀을 팔고 의사는 진료행위를 팔듯, 파는 행위 자체가 인간의 가장 치열한 삶의 방식이라고 저는 봅니다. 그 안에는 밥을 향한 절박함과 꿈을 향한 열정이 고스란히 엉켜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결국 하나입니다. 진심이니까 안 팔겠다는 게 아니라, 진심이니까 기필코 팔아야 한다는 것.

이 책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이 책은 2025년 봄, 『늦은 나이는 없다』 원고를 막 끝낸 때 시작되었습니다. 그 책은 사말오초, 사십대 말 오십대 초 친구들에게 용기를 주려고 썼습니다. 늦지 않았다고, 지금 시작해도 된다고. 원고를 넘기고 나니 질문 하나가 남았습니다. 그럼 다음에는 뭐가 필요하지. 용기를 냈으면, 이제 동력이 필요하겠구나. 체력도 중요하지만, 지력이 죽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적인 동력. 제가 찾은 답은 '고전 읽기'였습니다.

7개 분야에서 35권을 골라 『오십의 독서』라는 가제로 혼자 원고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부제는 "죽기 전에 반드시 읽어야 할 책 35선". 자료를 찾고, 다시 읽고, 꾸역꾸역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회사를 경영해야 하고, 컨설턴트로 자문과 강의를 해야 하고, 출판사 대표로 아직 나오지 않은 책들을 읽어야 하고, 저자들을 알리는 일도 해야 하고, AI도 배워야 하고 — 할 일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원고는 자꾸만 뒤로 밀렸습니다.

도저히 혼자 감당이 안 돼서 평소 문현웅 작가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탁월한 문장가이자 이미 그 방대한 책들을 뼛속까지 소화해 낸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함께 쓰려니 40대 초반인 문 작가에게 '오십'이라는 이름표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자신이 쓸 수 없는 나이의 책을 쓰려니, 도무지 나아가질 못했던 겁니다. 저와 문현웅 작가는 생각을 바꿨습니다. 꼭 오십이 아니더라도, 삶의 무게를 감당하는 모든 어른을 위한 『어른의 독서』로 넓히자고. 그리고 서른다섯 권 중 역사·문학·정치·경제 분야의 스무 권을 먼저 묶어 내기로 결심했습니다.

지금 두려운 것은 나이가 아니라 '읽지 않는 시대'입니다

처음 『오십의 독서』를 구상하며 썼던 서문에는 나이 듦에 대한 두려움이 가득했습니다. 나이가 들면 눈과 귀 같은 수용 기관은 점점 닫히는데 입만 살아서 뱉어내기 바빠진다는 이야기, 배우기를 멈춘 사람은 결국 자기 경험만 되씹게 되고, 어느 순간 단단한 아집으로 굳어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독서를 붙잡았습니다. 뇌는 쓰면 쓸수록 단단해지고, 독서는 나이 들어가는 뇌를 지켜내는 가장 우아한 저항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당시의 저는 '오십'이라는 나이가 두려워 글을 썼지만, 지금은 '읽지 않는 시대' 그 자체가 더 두렵습니다. 인간은 지난 수천 년간 읽고, 생각하고, 질문하며 지식을 축적해왔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그 '읽기'마저 AI에게 외주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러니한 건 AI는 교과서와 고전, 논문과 문학 같은 수많은 정제된 텍스트를 집어삼키며 점점 더 똑똑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반면 인간은 요약된 몇 줄의 문장과 짧은 영상에 익숙해지면서 스스로 읽고 생각하는 시간을 조금씩 잃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이야말로 책을 읽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 이런 대사가 있습니다. "달과 별, 꽃 같은 무용한 것들을 좋아한다." 예전에는 주머니 속 만 원 한 장으로 꽃을 살까, 책을 살까 망설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둘 다 당장 내 삶에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상하게도 우리는 그런 것들에 기꺼이 돈과 시간을 썼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그 돈으로 주식을 사고 코인을 사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말합니다. 무엇을 하든 수익률을 따지고, 시간을 쓰더라도 효율을 계산합니다.

그렇기에 역설적으로 저는 책이 반드시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돈이 되지 않더라도 읽는 것, 정답이 없어도 오래 생각하는 것, 몇 줄로 요약할 수 없는 이야기를 끝까지 따라가는 것.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런 '무용한 시간'인지도 모릅니다.

스무 권 앞에 놓인 문턱을, 조금이라도 낮추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는 그런 시간을 함께 보낼 스무 권의 고전을 골라 담았습니다. E. H. 카와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역사,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의 문학, 마키아벨리와 플라톤의 정치, 애덤 스미스와 마르크스의 경제까지. 누구나 한 번쯤 제목은 들어봤지만, 막상 첫 페이지를 펼치기는 망설여지고 끝까지 읽어본 사람은 드문 책들입니다.

저는 그 스무 권 앞에 놓인 문턱을 조금이라도 낮추고 싶었습니다. 고전이 쓰인 시대와 배경은 무엇이었는지, 저자는 왜 이런 이야기를 꺼냈는지, 수백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그 책에서 무엇을 읽어낼 수 있는지를 최대한 쉽고 친절하게 풀어내고 싶었습니다.

물론 이 책의 목적은 스무 권의 고전을 대신 읽어주는 데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이 책을 덮은 뒤 "아, 잘 읽었다"로 끝나는 게 아니라, 여러분이 당장 서점으로 달려가 이 책에서 만난 스무 권 가운데 단 한 권이라도 직접 집어 들게 만드는 것. 그것이 제가 이 책을 쓴 진짜 이유입니다.

염치없지만, 꼭 드리고 싶은 말씀

그리고 마지막으로, 조금은 염치없지만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정말 잘 팔고 싶습니다. 아직 제 서랍 속에는 세상에 나오지 못한 사회·심리·과학 분야의 열다섯 권 원고가 잠들어 있습니다. 쓰다가 멈춘 문장도 있고, 아직 채우지 못한 페이지도 있습니다. 그 원고들이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으려면, 먼저 이 책이 독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합니다. 그래야 멈춰 있던 다음 페이지를 다시 열고, 『어른의 독서 2』를 여러분의 손에 쥐여드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숨기지 않겠습니다. 이 책을 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책을 파는 사람이라고 해서 진심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제 모든 진심을 이 책에 쏟아부었기에, 저는 부끄러움 없이 당당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밥과 꿈은 늘 한 몸입니다. 그래서 저는, 진심으로 팝니다."

한 권의 책이 세상을 바꾼다는 거창한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 책이 한 사람을 다시 읽게 만들고, 한 권의 고전을 직접 펼치게 만들고, 그 한 권이 다시 오래 생각하는 사람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저는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AI가 인간 대신 읽어주는 시대에도 끝내 자기 눈으로 읽고, 자기 머리로 생각하고, 자기 언어로 말하는 사람이 남아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시작에 이 책이 놓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제 진심이 여러분의 마음에 가닿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저는 변함없이 다음에도 좋은 책으로 만나뵙겠습니다.

자기 책을 자기 손으로 팔면서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 — 이것이 저에게 남은 마지막 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밥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부끄러움을 느끼는 시대라면, 밥과 꿈이 한 몸이라는 사실을 계속 말하는 것이 저의 일이라고 믿습니다.
익성이형 · 최익성 · 플랜비디자인 · 2026.09
유튜브 채널 「익성이형 뭐 읽어(50Courage)」 — youtube.com/@50Cour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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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익성 (Daniel Choi)
경영학 박사 · 조직개발 전문가

조직개발, 리더십, 조직문화 전문가. 20년간 기업 현장에서 조직의 변화와 성장을 이끌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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